대화를 한다는 것, 생각을 나눈다는 것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채널, 내 이럴 줄 알았다 2024년 6월 24일)
사회생활하면서, 특히 직장생활하면서
정말 난감할때가 많다. 회의할때는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지고 다른 성향과 지식수준을 가진 사람들을 조율해야할때(다수는 별 생각이 없는 경우가 많고, 별 의욕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너무나 난감하다. 특히, 그 회의의 주재자가 나일때.
420개 기업을 심사해야하는데, 서로 법규만 따지고 있어서 기획안 조차 쓰기 어려운데 그런 대화의 핵심은 극단적인 회의자세이다.
이 짤이 나의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했다.
표정이 모든것을 말해줍니다. |
최: 집값이 오를때는 종부세를 올려야 돼요 말아야돼요?
이: 종부세가 그대로 있다면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서 순종하고, 투자수요를 크게 증가하지 않아요.
최: 종부세율 때문에 투자 수요를 사람들이 투자 반응을 바꾸나요? 종부세 가만히 두면 부동산 가격이 변동을 안하나요? 부동산 가격이 변동을 하는것은 아시다시피 저금리라던가 공급문제라던가 규제변화 라던가 그런 요인이...
이런 대화의 문제점과 원인은 크게 세가지이다.
1. 선긋고 가둬놓고 대화하기
대선, 총선마다 토론회를 하면 선거 당사자나 당의 이해관계인 등이 나타나서 꼭 있는 일인데, 자신의 자료를 들고와서 그 자료 안에서 이야기 하자는 주의이다. 저 자료 자체가 일부인데, 그 일부만 두고 그것만 놓고 이야기하면 대화의 주제가 일부의 일부만 놓고 이야기하는것이다. 이순신장군의 공과 사를 놓고, 원균과의 모함과 파직등의 고문서만을 놓고 위인 추앙은 좀 그렇지 않느냐 논리를 펴면 어 맞어 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은 토론이라고 하기가 어렵다. 참고하는 자료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전후 사정, 그리고 그 외에는 어떤 부분이 있지만 이런쪽을 보자면~ 이라고 선을 긋고 코너로 모는 자료보다, 자료의 한계를 우선 설명하고 토론의 주제를 세부로 가져가지 않고서야 일부를 정리한 발표 자료는 독이 되기 십상이다.
2. 지엽적인 부분 파고들기
말릴수도 없는 상황이라면 대체로 이거다. 저 짤의 상황은 종부세의 다양한 법적, 사회적, 심리적 특성을 모두 고려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대화이다. 종부세는 보유하고 있는 재산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부가하는 세금이다. 당연히 시간할인률이 짧아 변동이 잦다. 투표가 없는 해에도 저 법은 바뀌곤 한다. 우리집 부동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치인은 죽어도 안뽑을거야 는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부효를 제외하고 생각하는 발로 뛰는 투표로도 설명할 수 없고, 인간의 본능이나 욕심 선에서 발현되는 부분을 물어보는것이다. 저런 대화방식은 가족, 친구, 직장 등등 어디서든 정말 하지 말아야 한다.
3. 여러 의문형 문장 연속으로 말하기
개노답 3형제도 연속으로 3개를 물어볼것같진 않다. (그 사람들은 나름 좋은사람들이다) 중저음의 표준어를 사용하면서 요 만 붙인다고 해서 존칭도, 예의를 지키는것은 아니다. 예의에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심리적, 언어적 표현도 함께 포함되어있다. 연속으로 질문을 계속하는것의 의미는 그 대답의 유무와는 상관없이 이기심에 가득한 질문 세례를 함으로써 대화를 끊는것에 목적이 있다. 정말 대화를 하고자 한다면 정리가 어느정도 된 질문 하나와 답변 하나를 주고 받는것이 토론이 아닐까? 예의에 대해서도 오랜시간 많은 책을 읽어 자신의 자아와 함께 정리가 되어있어야 하는데, 이런 연속적인 물음표 공격은 이 대화를 그만하자는 식이다. 바로 저 짤에서의 왼쪽 이광수 대표의 얼굴이 말해주듯이 말이다.
나는 이광수 대표님을 그닥 좋아하진 않는다. 특유의 정적인 모습과 이상과 현실속에서 고뇌하는 그 모습이 서민을 위하는 듯 하지만 그렇다고 고소득층을 위하는것 같지는 않아 미워하기도 좋아하기도 애매한 포지션,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것 같은 수 많은 지식인이나 대학원에 적을 두고 논문 몇개 썼을법한 사람들의 논조를 이어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대화를 많이 했을것 같은 얼굴로 나타나 역시나 그런 대화를 어렵게 이어가며 고군분투 하는 모습을 보며 '와 참 고생 많이 하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더 많은 저런 끝없는 물음표에 대답을 계속 해야 하는걸까. 앞뒤 애매한 질문세례를 얼마나 더 막아내야 제대로 된 대화를 즐겁게 할 수 있을까?
종부세는 개뿔, 이쯤 되면 나왔을 자동차세를 조회해보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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