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옵틱스 35mm F1.4 P FE 소니마운트
35mm 렌즈를 매우 좋아한다. 렌즈와 결과물은 나를 좋아하지 않지만 나는 35mm를 일방적으로 좋아한다.
화각은 18미리보다 애매하게 좁고, 50미리가 딱 한걸음 반 정도 당겨지는데 크기는 대체로 작고 가벼우며 조리개값도 아주 깔끔하게 경쾌하기 때문이다. 높은 해상력에 낮은 중심부 왜곡으로 여친-마누라의 피부 잡티를 모두 끄집어낼 수 있으며 그 밝음으로 인해 순간의 잊고싶은 표정도 잡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a7c2를 구매하면서 지어준 별명 "삼백이" 290여만원으로 바디와 28-60 렌즈셋을 구매했기 때문인데, 여기에 화각이 겹치는 35미리를 의미없이, 그것도 삼양의 f2.8제품을 같이 구매해서 잘 쓰고 있었다.
문제는 f2.8이였다. 나의 수전증은 내가 자주 가는 카페의 어둑한 조명을 견디질 못했고, 얼추 다 흔들린 사진들로 가득한 실내 사진은 나의 부실한 하체와 코어근육을 욕해야 했지만, 나 자신의 낮은 운동욕구에 압도당해, 더 밝은 렌즈, 더 낮은 조리개값을 허공에 외칠 뿐이였다. 당연히 나는 조리개4이상은...쓰질못한다. 삼각대에서도 흔드는 상남자.
그러던 어느날이였다. 삼양에서 35미리 f1.4를 내놓았는데 FE사이에 P가 붙어있는 제품이였다.
출시된지 너무 얼마 안되서 인터넷에도 정보가 별로 없었고, 삼양 공홈 판매 페이지만 대충 봤다.
그래도 너무 궁금했다. 큰거같은데 얼마나 큰거지, 화질은 어떨까? 누렁누렁한거 아냐?
그냥 마운트부에 usb-c단자를 넣고 업뎃기능을 넣었다. 다른건 없나?
인터넷을 찾아봤다. 약 10초간 읽어보고 쌍욕이 나왔다.
나는 집, 차, 카메라를 살때 절대 인터넷 지식을 믿지 않는다. 오직 제조사(땅주인?)의 자료만 믿는다.
리뷰 상단에 경박단소가 어쩌구 한다. 그냥 화각고정이니까 무조건 붙이고 보는 경박단소. 약간 일본어 같아서 딱히 안좋아하는 표현인데...
가만 읽어보니 ...카메라좀 만진분 같은데... 제정신인가 싶었다.
내가 알고있는 그게 뜻이 그 뜻이 아닌가?
경박단소를 보자
그렇지. 이 뜻이 맞지?... 두뇌 일부 새로고침
맨 위에서부터 소니 28-60 번들, 삼양 35f2.8, 삼양35f1.4다
옆사진을 보자
맨 오른쪽을 보고 경박단소 소리가 나온다니 최홍만인가?
나도 나름 작지 않은 키에 비만 몸무게에 적지않은 근육량을 가졌지만, 저 렌즈에 붙일 단어는 아니다.
무게가 500그람이 넘어 본체랑 합치면 맥북소리가 나오게 생겼는데...
이 렌즈에는 겐코의 mcuv 기본필터를 장착했다.
카메라 리뷰어들의 ai 같은 글들은 이제 그만 보고 사진 ㄱㄱ
1.4 가 주는 밝음이 있지만, 1.4에서 느끼는 심도가 있다. 레터링의 마지막 소문자 L 이 저렇게까지 흐릴일인가...? 싶다. 어두운 카페 계단 깊숙한곳에 놓인 마샬 워번 2세대 화이트.
저조도 암부 표현과 외곽부 왜곡은 100만원 언더에서 최상급으로 생각된다. 출시가 자체가 낮지 않고, 화각 생각하면 100만원이 넘긴 힘든 시장이지만, 결과물을 보고 나니 상향 평준화된 35mm 에서 굳이 G렌즈를 찾아야할 이유가 이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그래도 떨놈은 떤다 (떨놈떨)
색감은 sel35f14gm에 비해 약간 그레이+청색톤이 미세하게 씌워진 느낌.
이런 톤이 OLED에서 거부감 적게 보이고, 나중에 후보정할때도 좋다.
자극적인 색감 싫고, 왜곡없이 심도 자유자재로 쓰고싶은분께 추천
햇빛이 외곽부에 걸리면 여지없이 플레어가 걸리긴 하는데 렌즈 구성때문인지 은은하고 묘한 색상이 자연스럽다.
마지막은 이유없이 귀여운 조카
장점
가성비 돋는 조리개
튼튼한 외관에 둥글둥글 후드 제공
USB-c 단자내장
흔하디 흔한 67미리 필터구경
영상촬영시 소음 거의 안잡힘
꾸역구역 경박단소 붙여주는 훼이크 블로거의 리뷰
단점
아쉬운 가격
아쉬운 크기
좀 더 이뻤으면 하는 렌즈캡
댓글
댓글 쓰기
댓글기능이 정상작동하는데 왜 안달아주시는거죠? 한번 써봐요 되나 안되나...